안녕하세요. 저는 적지 않은 나이에 만학의 꿈을 안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젊은 친구들과 함께 학생으로 되돌아가 회춘한다는 즐거움도 잠시, 새 학기 개강과 함께 발을 들여놓은 캠퍼스는 혼동 그 자체였습니다. 수강 신청하는 법부터, 강의실을 찾아다니는 법, 식사를 하는 법 등 정말 사소한 것들이 제게는 부담 그 자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도서관!!! 

 

예전 학창시절,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목록카드 라는 걸 뒤져가며 위치를 확인하고, 대출하거나 반납할 때마다 사서들에게 확인도장을 꽝꽝 받고, 그 독서 수첩을 다 채우면 기념 삼아 술 한 잔 하던 그 때의 흔적들은 눈을 씻고 봐도 없었습니다. 밖에선 얕아 보였던 도서관이 안에서 들여다보니 어찌나 광활하던지... 수많은 책들과 컴퓨터, 분주한 발걸음들, 도대체 책 하나를 찾기 위해선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들이나 사서로 보이는 직원들에게 무엇 하나 묻기에는 질문 자체가 너무나 얄팍한게 아닐까 하는 부끄러움이 발목을 잡았고, 얼핏 눈동냥하기엔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무얼무얼 확인해야한다는데 아무리 둘러 봐도 감이 잡히질 않더군요.

 

   일단 수업 사이에 빈 시간이 있을 때마다 잠시 들러 구경하고, 소설책이나 몇 권 대출하고 그렇게 도서관을 이용하던 차에, 이용교육 게시물을 보게 됐습니다. 초보를 위한 이용교육 일정이 4회 차 정도에 올라와 있더군요. 저녁 먹을 시간 약간 손해 보자 하는 각오로 일단 신청하고 교육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드디어 교육 1회 차 당일, 한참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계면쩍어하며 앉아있는데, 교육을 진행하는 사서분과 오고가는 얘기를 듣다보니 제가 제일 초보인 것 같아 교육을 방해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초보 교육이어서인가, 도서관 홈페이지라는 곳에 로그인 하는 법부터, 책을 검색하는 법, 검색한 결과를 보고 어디를 어떻게 찾아서 이용할 수 있는지, 청구기호니 등록번호니 하는 기본 지식들에 대한 설명 등등 평소 의문을 갖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2회 차, 3회 차, 4회 차로 넘어가면서, 전자저널이 어쩌고저쩌고 다소 난해한 이야기들 때문에 당혹스럽긴 했지만, 계속 반복해서 듣다보니 대강은 어떻게 도서관을 그리고 도서관의 자료를 접근해야할지 살짝 감이 잡히는 기분이었고요. 막상 눈에 보이는 책들의 양도 방대한데, 홈페이지 뒤편에 숨어서 이용을 기다리고 있다는 값비싼(어떤 건 2억 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죠) 전자 자료의 존재들도 생소하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싼 등록금의 본전을 뽑을 곳은 장학금 아니면 도서관 둘 중 하나밖에 없겠다는 깨달음까지 얻게 됐죠.

 

   마지막 날, 교육을 마무리하고 시간 때문에 도서관 투어를 못해서 무척 아쉽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참 만족스러웠던 교육 내용이었습니다.

 

   아쉬운 건, 저 같은 초보자들(제 주변만 해도 왠지 이용하기 어려워서 도서관에 가질 않는 사람들이 여럿이거든요)이 좀 더 빠르게 도서관의 서비스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기 초 또는 오리엔테이션 일정 속에, 아니면 정규 수업까진 아니더라도 개강 전 사전 수업 내용으로 도서관 이용법이 들어갔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좋은 교육 기회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고맙게 생각하지만, 차후엔 저 같은 초심자들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이런 도서관 교육이 미리미리 그리고 필수적인 코스로 제공되었으면 하는 강력한 바람이 있습니다. 꼭 반영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 일반대학원 15학번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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