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의 설렘을 마무리 할 무렵, ‘일하기 편한’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운이 좋게 합격한 것이 중앙도서관 근로였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경제적인 독립을 했기 때문에 무조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었고 학생회 활동과 학교 성적까지 챙기기에 도서관 근로는 최적의 일이었습니다.

 

 중앙도서관 근로는 공강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도서관 일’이니 일 또한 쉽고 일을 하며 공부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공강 시간을 활용해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수업을 들은 후 휴식시간을 가질 수도 없었고, 학교 친구들과 점심을 먹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쉽다고 여긴 데스크 일은 그저 겉으로만 보이는 아주 일부의 일이었고, 책을 옮기고 분류하는 등 힘든 일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고 난 후에는 지쳐서 공부를 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 중앙도서관 근로는 공강시간을 활용하는 장점도 있지만, 빡빡한 일정에 힘든 일"

 

 

 빡빡한 일정과 힘든 일이었지만 저는 학기, 방학 때마다 근로를 하며 약 2년간 중앙도서관 근로를 하고 있습니다. 매번 툴툴거리면서도 계속해서 근로를 해왔던 이유는 분명 물질적인 이유도 존재합니다. 아무리 일이 힘들고 피곤하다 하더라도 다른 아르바이트 보다 더 시간 절약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방학 집중 근로는 임용고시 준비를 위한 인터넷 강의 수강비로 사용할 수 있어서 더욱 유용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유는 ‘사람’ 입니다. 2년 동안 근로 장학생으로 일하며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게서는 많은 것을 받고, 또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소하게는 학사 일정을 함께 공유하기도 했고 선배들의 도움으로 외부 장학금을 신청해 받기도 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근로로 만난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쌓아 조금 더 넓은 사람이 돼"

 

 

 또한 벚꽃이 피면 함께 벚꽃놀이를 가기도 하고, 축제도 함께 즐기곤 했습니다. 생일도 서로 챙겨주고 힘든 일을 함께하면서 서로의 힘든 일을 이야기하고 토닥였으며 즐거운 일을 함께 하면서 서로의 즐거움을 함께해 주었습니다. 학업이나 인간관계 문제로 고민할 때도 함께 일하는 선배들의 조언으로 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생님들께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는데, 도서관의 실무적인 일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자존감 등의 다양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며 제 개인적인 문제들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중앙도서관 근로 장학생’이라는 위치는 비록 약 2년간의 대학생활을 매우 바쁘게 보내게 했지만 생활비를 부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제 뒤늦은 사춘기를 잘 넘기게 해 주었으며 조금 더 넓은 사람이 되게 해 준 계기였습니다.

 

 

 

 

글 / 국어교육과 4학년 김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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