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과 여인형 교수님 강연 후기>

   바쁘신 와중에 모처럼 책을 출간하신 본교 화학과 여인형 교수님의 강연회가 11월 21일 목요일에 있었다. 작년까지 여인형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지만 강의실에서 듣던 전공 분야 외에 평소 교수님께서 가지고 계신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 참석하게 되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를 소개하신 교수님께서는 현재 네이버캐스트 ‘화학산책’을 연재 중이라고 하시며, 네이버 인물검색 결과에 뜬 교수님의 프로필 화면 캡처를 보여 주셨다. 마침 최근에 교수님께서 ‘화학산책’에 연재하신 액상과당에 대한 글을 접했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

   책을 쓰시게 된 계기는 프리츠 하버라는 과학자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는 의도였다. 첫째로 그는 식량이라는 그 시대의 최대 화두를 해결했는데, 또한 그는 세계 대전 당시 앞장서서 독일의 화학전을 주도한 과학자다. 이러한 이유로 하버는 과학자라는 범주를 넘어 국적과 윤리를 생각하게 해 준 사람 이기도 하다. 마치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 화학물질을 그대로 빼닮은 과학자라는 교수님의 설명이 탁월했다.

 

   책 제목 ‘공기로 빵을 만든다고요?’ 를 보고 처음에는 가전제품 전문 기업 P모사의 공기로 튀김을 조리하는 ‘에어 프라이어’를 떠올렸다. 그러나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① 공기로 암모니아를 합성하여 ② 그 암모니아로 비료를 만들고 ③ 땅을 경작해서 밀을 수확하고 ④ 밀가루로 빵을 만든다는 뜻이었다. 이 뜻은 ‘공기로부터 빵’이라는 독일어 슬로건 ‘Brot aus Luft'를 우리말로 옮긴 것 이다. 교수님께서는 이 책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제과/제빵 서적으로 분류가 되어 있고, 심지어 중고 서적 시장에 벌써 두 권이나 나와 있는데 어느 주부가 요리 서적인 줄 알고 잘못 샀다가 내놓은 것 같다며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자신이 이런 사람이라며 述而不作이라는 한자 4자를 보여 주셨다. 지을 술, 말 이, 아닐 부, 지을 작. 자기의 글이 아니라 남의 이야기로 책을 쓴 것이라며 멋쩍은 미소와 함께 겸손하게 말씀하셨는데, 그 모습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자의 정직함과 겸허함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버는 수학, 역사 과목은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났지만 라틴어 작문 성적은 형편없었다. 위대한 학자라고 해서 뭐든지 다 잘하는 건 아닌가 보다. 그러나 그는 수학이나 자신의 전공인 화학에만 너무 치중하지 않았다. 당시 헤겔의 뒤를 이은 철학자 Dilthey 교수의 철학 강의를 흥미 있게 들었는데, 이 경험이 뒷날 그가 학위 논문을 무사히 통과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전공 이외의 인문학 교양 과목을 등한시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또한 그는 자신이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여러 대학을 거치며 많은 학자들을 스승으로 삼았는데, 학문에 대한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버가 인류의 최대 과제였던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화학 분야의 한 획을 그었던 위대한 과학자였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첫 번째 부인의 자살과 두 번째 부인과의 이혼, 화학전을 앞서 주도했다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또 그가 열렬히 사랑한 조국 독일로부터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추방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던 비운의 과학자. 남들이 보기에는 무엇을 위해서 가족과 국가로부터 버림당하면서까지 학문에 매달렸는지 의문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행복하지 못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버는 안정과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학문을 하는 그 본질 자체를 사랑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는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도당 합성에 성공하는 것이 앞으로 화학 합성 분야의 가장 큰 업적일 것이라고 마무리하며 강연을 마치셨다. 그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그 중 교수님께서는 ‘얼마나 모르는 것인가’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고 하셨다. '사람의 지식'이란 동그라미와 같아서 동그라미 안이 아는 부분이라면 동그라미 테두리는 모르는 부분인데, 지식 즉 동그라미가 커질수록 모르는 테두리도 점점 커져간다는 것이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모르는 것도 많아진다는 교수님의 말씀 들으며 스스로의 배움과 노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교수님이 서신 강단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계시며 시종일관 귀를 기울여 들으셨던 교수님의 사모님 아주대 모선일 교수님의 모습을 보며, 서로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반려자로 인해 얼마나 든든할지 생각하며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일반인이 화학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신 교수님의 앞날에 많은 결실이 있으시길 바란다.

 

 

글 / 화학과 4학년 봉다정

< 꿈을 돕는 영어강사 이민호 선생님 강연후기>

   지난 11월 27일 수요일 네시 초허당 세미나실은 이미 영어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 열기가 뜨거워져 있었다. 동국대 영문학과 선배님인 이민호 강사가 직접 모교에 와서 강연을 한다니, 정말 떨리고도 기대되는 만남이었다. 실제로 보니 화면보다 더욱 잘생기시고 유머도 있으셔서 강연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사실 원래 영어를 잘하기 않았고, 고등학교 때만해도 영어성적이 낮았다고 한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영어 말하기를 잘하고 싶은데, 왜 이런 어려운 문법들을 배워야 하지?”라는 궁금증을 가지면서 점점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하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교 때, 자신만의 영어 공부법을 발견하고, 그 것을 활용한 후에는 점차 자신감이 붙고 영어에 흥미가 생겨서 그런 행복감을 준 영어 공부법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러한 결과 이민호 영어 강사는 2010년 영어 강사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였고, “술술 풀리는 영문법”이라는 책을 쓴 저자로도 유명하다. 현재는 “절거운 영어”라는 학원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소통을 위한 즐거운 영어 공부법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강연을 시작하기 전, 상대방이 무엇을 듣고 싶은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여러 강연을 하면서 깨달았다는 그는, 그날 참석한 강연대상자에게 직접 다가가서 무엇을 듣고 싶은지에 대해 질문을 해가며 청중과 소통하려 했다. 또한 청중들에게 바로 옆 사람과의 대화를 하게끔 시간을 주며 ‘’어떤 이유 때문에 오셨습니까?”등 여러 질문을 하게끔 유도 하였다. 그리고 이민호 강사는 사람들이 가장 잘 무언가를 기억할 때‘누군가에게 가르쳐줄 때’ 라고 하였다. 그래서 중간중간 강의 도중에 배운 것들에 대해, 옆 사람에게 본인이 강사가 되어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로서 배운 것이 더욱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강연 초반에는, 영어 말하기에는 상대방과 기본적인 방법소통이라면서 연예인 유재석의 소통 방법을 예로 들었다. 마치 유재석처럼 우리들은 강조와 감정이 담긴 소통법을 활용하는 연습을 하였다. 그리고 몇몇 영어 단어만 알아서는 외국인과 대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말의 규칙을 알고, 단어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외국인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 준다면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입니다”라고 하였다. 마찬 가지로 우리도 영어를 배울 때 “It’s~” 라는 것을 알면 훨씬 대화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 이유는 모든 영어문장이 “It’s~”를 사용해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웃는 원빈, 긴 머리의 원빈, 짧은 머리의 원빈 등 다양한 원빈의 사진들을 보여주며 영어로 이러한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것만 기억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는 바로 전치사”with”인데, 보통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with”는 “함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뜻을 한가지로 정의하는 순간 그 것을 사용하는데 한계가 생긴다고 하였다. 그 한계를 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손으로 머리 속에 박힌 기존 “with”의 뜻을 지우는 행동을 하며, “with”를 기억할 때 모든 몸들을 더듬어가면서 기억하게 끔 하였다. 그러한 행동을 직접 따라 하면서 웃기기도 했지만, “with”라는 전치사가 몸에 붙어있는 모든 상태나 에너지를 설명할 때 연결해주는 ‘접착제’ 라는 것을 기억하기 쉽게 해주었다.

 


   더불어 그는 우리나라와 영어의 어순이 왜 반대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해주었다. 그리고 영어는 도대체 왜 뒤에서부터 해석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 이유는 사실 미국인들의 성향을 보면 이해하기 쉬운 것 이었다. 한국인들은 사진을 찍을 때 보통 주위배경을 더 의식하기 때문에 배경이 위주인 사진을 찍는다. 그 반면에, 미국인들은 사진에 있는 ‘나’를 중심으로 찍는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중심적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우리 집”, “우리 나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나 나라를 설명할 때와는 달리, “My home (내 집)” 그리고 “My country(내 국가)”로 말한다. 다시 말해, 영어는 ‘안’에서부터 설명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로 말할 때는 ‘대상’을 먼저 찾아 말하고 난 뒤, 그 ‘주변’에 대한 설명 을 해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것은 자신의 앞에 있는 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강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오늘 배운 것을 통해 활용을 잘해서 모두가 영어를 공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끝으로, 이민호 강사의 강연을 들으며, 그 동안 우리들은 영어를 배울 때 너무 복잡한 문법이나, 규칙들에 얽매어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우리가 가장 착각 하고 있는 것이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일 뿐인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자유로운 방식으로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 이민호 강사에게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글 / 영어영문학부 1학년 나수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