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독일의 역사의식과 역사 교육 - 이원복 교수

 

     지난 5월 23일 오후 7시, 동국대학교 덕암 세미나실에서 ‘먼 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교수의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이 열리던 날이 마침 축제 마지막 날 이었지만, 세미나실은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로 꽉 찼다.
이 교수님의 신간인 ‘먼 나라 이웃나라 에스파냐 편’에 대한 강연 일 것 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날 강연은 <일본과 독일의 역사의식과 역사 교육>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원복 교수는 일본과 독일의 역사의식을 비교함으로써 요즈음 일본의 우익화 경향에 대해 원인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최근 일본의 아베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미국 웰링턴 묘지에 비교해 논란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여전히 위안부에 대해 인정을 하지 않고 있으며, 자위대 이외에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원복 교수는 이런 일본의 경향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이원복 교수는 일본인의 역사의식에서 원인을 찾았다. "일본인의 역사의식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독자생존, 즉 독존입니다." 침략을 무수히 겪었던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국경이 하나도 없는 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침략을 받은 역사가 없고, 이것이 일본인들로 하여금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책임을 지는 것’이 곧 ‘할복자살’을 의미하던 사무라이 문화또한 일본인들의 의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였다. "사무라이 문화에서 책임을 지라는 의미는 할복, 곧 죽음입니다. 그래서 책임을 안지는 문화가 형성되었지요."
   일본인들은 1931년부터 1945년까지의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지 않는다. 군 위안부, 생체 실험등 과거 일본국의 만행을 부정하고, 난징 학살은 난징 사건으로 포장하는 등 이 시기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 특히 왜곡되고 생략된 역사교육을 받은 전후세대들이 현재 일본을 이끌게 되면서,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 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독일의 역사의식은 ’공존’을 지향하고 있다. 과거 나치가 큰 피해를 주었던 폴란드, 프랑스 등의 나라에 반복적으로 사과하고, 영토 영구 포기 조약을 맺고 공동의 역사 교과서를 제작 하는 등, 독일은 과거를 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방식을 택했다. 할아버지 세대가 저지른 일에 대해 왜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르는 일본 젊은이들에 반해, 이런 공존의 역사 교육을 받은 독일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역사적 책임감을 잊지 않는다. 이러한 역사의식이 독일과 주변 국가들이 공존하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원복 교수는 "과연 우리는 제대로 가르치고 있을까요?" 라는 물음을 제시했다.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단일민족이라는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다른 민족과 피가 섞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순혈주의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리틀 싸이 황민우군이 혼혈이라는 이유로 악플에 시달렸던 것 이 그 단적인 예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를 그들의 역사 인식과 교육으로 풀어낸 것이 흥미롭고 또 한편으로는 공감이 많이 가는 강연이었다. 또한, ‘역사에 대한 책임감’ 이라는 주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 또한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책임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 영어통번역학과 3학년 하선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