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을 이용하다보면 곳곳에 걸려 있는 서예글씨나 회화 등 미술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개는 그냥 지나쳐 버리고 뭐가 있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을텐데요, 누군가는 한번쯤 이 작품이 무엇이고 그 내용은 무엇일까에 대해 궁금해 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고자 중앙도서관 내 미술품 일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미술품 1

 

중앙도서관 3층 올라가면 왼쪽 상단에 ‘i have arrived I am home’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는 액자가 있습니다.

 

 

 이것은 베트남 출신의 승려이자 시인이며, 달라이 라마와 함께 생불(生佛)로 꼽히는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이 2003년 우리대학에 방문하셨을 때 적어주신 글입니다. 얼핏 ‘집에 도착했다’ 정도로 해석되는 평범한 문장인데요, 전체 시를 다 읽어보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번역은 쉬우니까 각자 해보세요)

 

I have arrieved
I am home
In the here in the now
I am solid, I am free
In the ultimate I dwell


 

 

 

# 미술품 2

 

 1층 불교학자료실에는 ‘出自幽谷遷于喬木’이라는 글자가 있는 액자가 사무실 옆쪽에 걸려 있습니다.

 

이는 『詩經』 「小雅」 ‘伐木篇’의 한 구절인데요, 해석하면 ‘새가 깊은 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에 오른다‘는 뜻입니다. ’벌목‘이라는 시는 전체적으로는 벗[朋友]과의 우정[友誼]를 강조하는 내용인데요, 여기서는 이 구절만 강조하여 새가 깊은 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에 오르듯 학문적인 성취를 향상시킨다는 의미로 재해석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伐木丁丁 鳥鳴嚶嚶 나무베기를 쩡쩡히 하거늘 새가 울기를 앵앵히 하나니
出自幽谷 遷于喬木 깊은 골에서부터 하여 높은 나무로 올라가네
嚶其鳴矣 求其友聲 앵앵히 욺이여 그 벗을 찾는 소리
相彼鳥矣 猶求友聲 저 새를 보건대 오히려 벗을 찾는 소리요
矧伊人矣 不求友生 하물며 사람이 벗을 찾지 않을까
神之聽之 終和且平 벗을 친히하면 신이 들어주어 마침내 화평하게 하리

 


(유교문화연구소 역, 『詩經』 서울 :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08, p.676 참조)


 

 

 

 

항상 공부하는 학생들로 붐비는 4층 열람실에는 각각 제1열람실과 제2열람실에 ‘剖璞見珉’(부박견민), ‘轉益多師是汝師’(전익다사시여사) 이라는 서예라는 글씨가 걸려 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요.

 

 

# 미술품 3

 

 

 먼저 ‘부박견민’은 “캐낸 옥덩어리를 다듬어 아름다운 옥으로 명확히 드러낸다”는 뜻으로 옆에 있는 설명을 보면 서예가 여초 김응현 선생님께서 『漢書』의 한 구절을 인용해서 모교인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에 기증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 미술품 4

 

 ‘전익다사시여사’는 “거짓된 것을 떼어내고 시경의 풍아를 가까이하면 옛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너의 스승이 되리라”는 뜻으로, 유명한 중국 시인인 두보(杜甫)의 ‘戲爲六絶’(희위육절)이라는 시의 일부분입니다. 모두 면학을 장려하는 내용으로 열람실이라는 공간의 성격과 맞는 문장들입니다.

 

 

 

 

 

 중앙도서관에는 2017년 5월 기준으로 총 39점의 미술품이 있습니다. 종류별로는 회화류가 19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서예류가 13점, 그리고 탁본이나 동상 등 기타 미술품이 7점 순서입니다. 중앙도서관에 오실 때는 한번쯤은 여유를 갖고 도서관 곳곳에 있는 미술품들을 감상하고 그 뜻을 새겨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정왕근 과장(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Tel.2260-8621, E-Mail : kgt10@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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