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근무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겠다’고 한다. ‘좋겠다’고 할 때마다 슬쩍 무엇이 좋은가 생각해보곤 한다.

 

 

            좋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도 까르르 웃어대는 풋풋한 학생들의 싱그러움이 예쁘니까.
            좋다. 빌딩숲이 아닌 낭만적인 캠퍼스에서 일할 수 있으니까.
            좋다. 우체국 앞 벚나무에 송이송이 매달린 벚꽃들이 한 해도 쉬지 않고 구름처럼 피어주니까.
           그런데 가장 좋은 건 도서관이 있어서. 도서관이 있어서 참 좋다.

 

 

  우리 도서관은 공부할 수 있고 책 읽을 수 있는 그냥 장소에 그치지 않고, 항상 무엇인가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는 공간이다. 책이 아닌 사람을 통한 멘토링 휴먼북 라이브러리, 책의 저자를 초빙해 직접 이야기를 듣는 독서아카데미, 토론 및 글쓰기를 통한 북삼매 독서 워크숍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속적인 이야기, 콘텐츠들을 만들어낸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문화공간으로서의 변화를 시도하는 공간, 도서관"


 

 게다가 하드웨어 개편을 통한 문화공간으로서의 새로운 시도 또한 계속하고 있다. 휴대전화 하나로 출입 및 도서 대출이 가능하고, 핫 이슈와 관련되는 도서들을 모아 테마서가를 운영하기도 한다. 예약도서가 도착했거나 반납일자가 도래했을 때 꼬박꼬박 문자를 보내주는 데다가 필요한 책을 사무실로 갖다 주는 찾아가는 대출서비스까지.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 또한 최고다.

 

  이 자리를 빌려 항상 새로운 것들을 기획하고 실천하기 위해 고생하시는 도서관 선생님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방황한다고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

그 많은 우회로와 막다른 길과 무너뜨린 과거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 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자기 자신에게 이 한 가지를 물어보라.

‘이 길에 마음이 담겨 있는가’"

 

 

  찾아가는 대출서비스로 자리에 앉아 편안히 받아 읽은 책, 류시화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의 한 구절이다. 만원 지하철에 서서도 인도 어딘가의 외딴 숲 한 가운데 있는 듯, 먹먹한 감동으로 가슴 벅차오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도서관 덕분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알랭드 보통의 사랑, 파리의 낭만, 로마의 역사

그리고 미래 사회의 희망이 있는 곳, 도서관"

 

 

  도서관엔 다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고, 알랭드보통의 말랑말랑한 사랑이 있고, 파리의 낭만이, 로마의 역사가, 고흐의 그림이, 그리고 우리 미래 사회의 희망이 있다. 무엇보다 인생이라는 짧은 소풍 길에 다 맛보지 못할 다양한 경험들과 그로 인한 내면의 채움. 그 배부름이 있다. 그런 도서관이 곁에 있어서 좋다. 참 좋다.

 

 

글 / 유진 (사범대학 교학팀 과장)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