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정의의 조건 - 표창원 前 교수>

 

 

    매스컴이나 주위 사람들의 말을 통해 접했던 표창원 교수는 냉철한 이미지였지만, 이번 특강을 통해 그로부터 보다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 이번 강의의 주제는 그의 전문 분야와 관련 있는 학술적 주제가 아니라, 그보다 가벼워 보이지만 어쩌면 훨씬 무거운 주제일지도 모르는 행복과 정의에 대한 것이었다. 행복을 이야기할 때는 부드러웠으며, 정의를 이야기할 때는 단호했다.

 

  행복의 우선조건은 무엇일까, 제 1조건으로는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이 있다. Maslow의 5단계 욕구중 최우선 욕구인 생존의 바로 다음의 단계가 바로 안전이다. 모든 사람들은 늘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을 지닌 채 살아간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보기만 해도, 북한의 위협이 매우 큰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즉,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속속들이 아는 것을 통해 편안해질 수 있다. 막연함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크다고 하는 부분이 가장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어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경우와 아무것도 모르는 경우에, 어느때가 더 불안감이 크겠는가?


  제 2조건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공고한 관계, 즉 신뢰이다. 이 부분 역시 어느 정도는 안전과 연관된 내용인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없다면 자신이 안전히 쉴 수 있는 곳이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르게 해준 대선관련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도 얘기하셨다. 모든 문제가 정의의 문제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75.8%가 우리나라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겠는가. 모든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큰 과제가 바로 정의이다. 뉴스를 보면 매일매일 비리, 근무태만, 뇌물수수 등등의 얘기로 더럽혀져 있지 않은가. 언제나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을 뿌리 뽑기에는 아직 멀어 보인다. 우리는 이 문제를 정의롭게 처리해야 한다.



  그 외 부가적인 요소로는 성취감, 감수성, 정의, 비움, 자유 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무래도 자유이지 않을까 한다. 자유란 무언가를 자기 마음껏 할 수 있다는 뜻일 텐데, 이는 자신이 어느 곳에 속박되어 있거나 억압되어 있다면 꿈꿀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설령 자유를 가진다고 해도 완전한 자유가 아니고 부분적인 자유가 되는 것이다. 부분적으로만 자유로운 이러한 상황에 얽매이고 적응해 버린다면, 행복에 대해서도 체념하게 된다. 그러한 상황을 탈피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와 성취감을 얻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위에 대한 욕구를 비우고 자유를 찾게 된다면,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 이미 위에서 이야기 했지만, 불안함은 언제나 막연함에서 온다. 무엇이든 넘어선다면, 별 것 아니다. 당신을 잡아먹지 않는다.

   “18대 대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경찰대 교수라는 직책이 가진 이미지 때문에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뜻으로 비춰질까봐, 사직서를 냈습니다.”
철밥통이라고 불리우는 교수직을 내팽개치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표창원 교수의 모습을 보고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떤가 생각했다.
나는 행복한가? 나는 정의로운가? 결론을 말하자면 행복하다. 하지만 정의로움에 대한 대답은 쉽게 못 내리겠다. 계속 언급하지만, 불안함은 막연함에서 온다. 통계학을 버리고 광고학으로 전환하기 전에는 ‘지금 전공을 바꾸기에는 학번이 너무 높은 게 아닐까?  거기서도 제대로 못하면 어떡하지?’ 등등의 불안함이 있었지만, 그 불안을 과감히 뚫고 전공을 바꿔서 얻은 성취감은 나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불어넣어줬다. 덕분에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로움에 대해서는 확실히 얘기를 할 수 없는 것이, 아직까지 정의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과연 정의로운지는 풀어야 할 숙제이지만, 이 사색으로 내가 좀 더 발전되었으면 한다.
모두 무서워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뜻, 정의대로 길을 걷자. 행복은 따라 올 것이다.

                                                                                                                               글 / 통계학과 4학년 이원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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