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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30여명의 동국가족은 한국문학의 거봉으로 소설과 시의 양대 산맥을 이룬 동리선생목월선생이 태어난 경주에 자리 잡은 동리·목월 문학관을 방문해, 두 문인의 문학적인 업적을 기리고자 중앙도서관 주최로 제 5회 도서관 문학기행을 다녀왔습니다.

  답사장소는 경주시 동리·목월문학관, 불국사, 석굴암, 국립경주박물관 등이었으며,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맹정희학생이 기행소감을 담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문학기행에 참여하지 못한 동국인 여러분들도 기행의 흔적을 함께 더듬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동리,목월 문학관을 찾아서...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맹정희


#1

    ‘여행’이라는 단어만큼 또 설레는 것이 있을까? 설레는 마음만큼 하늘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 했다. 경주로 달려가고 있는 차의 창밖으로 봄이 열리고 있었다. 농부들은 논을 갈며 부지런히 일 년 농사준비를 하고 밭은 초록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남쪽으로 갈수록 빛이 진해진다. 노란 개나리꽃과 매화까지 활짝 피어 있는 모습에 너무 들떠 있던 탓일까? 깜박 졸음에 벌써 경주에 도착해 있었다.

누구나 한번쯤 ‘다녀왔다’라고 말을 할 수 있는 경주. 대부분 어린 나이에 친구들과 떠들며 눈도장만 찍었던 수학여행의 기억이 전부일 것이다. 경주에 어디 가 봤어? 라는 질문에 ‘천마총과 박물관, 석굴암. 불국사. 첨성대’라고 말하지만, 거기까지다.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천년 고도의 도시. 경주는 우리 기억의 한 구석을 자리 잡고 있지만, 뿌연 안개로 막을 형성하고 있다. ‘천년 고도의 도시’에서 문학기행을 떠난다니 그 설렘은 이루 말 할 수 없겠지.


   #2

  ‘동리‧목월 문학관’에 도착을 했다. 우리 문학사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문학가 두 분이 경주 출신이라니. 게다가 두 문학작품이 경주를 배경으로 쓰여 있어, 지금도 경주 곳곳에 그 분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알았다. ‘무녀도’라는 작품 또한 김동리가 살던 집이 무당 촌과 인접했던 점을 안다면 소설을 읽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설명을 들었다. 을화가 빠져 죽은 소설 속 애기소가 지금도 유유히 물줄기가 흘러가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에 새삼 놀라웠다. 동리‧목월의 뒷이야기를 듣는 즐거움도 빠질 수 없었다. 김동리가 사랑한 세 명의 여인들의 미모를 비교도 해보며 문학관을 둘러보았다. 뜰 안쪽에는 서로를 감싸 안고 있는 아사달과 아사녀의 조형물을 보았는데 그들이 이제는 서로 행복하게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문학관 앞에 있는 불국사에 들렀다. 1300년 전의 신라인들의 과학기술과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곳. 국어 시간에 배웠던 현진건의 불국사 기행을 인용해가며 "옛날에는 오늘날의 잔디밭 자리에 깊은 연못을 팠고, 아치 밑은 맑은 물이 흐르며 배가 드나들었다"라고 아는 체를 했다. 하지만, 불국사에 대해 안내를 해 주신 분의 말씀을 들으며 나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물이 흘렀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깊이도 있으면서 재미있게 말씀해 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보탑과 석가탑. 미리 준비해간 10원 짜리 동전과 비교를 해 가며 이리저리 살펴보고 빠트릴 수 없는 추억을 남길 사진도 찍었다.


  #3

  낯선 사람들이 모여 함께한 1박2일의 여행.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생겼다는 것. 흔치 않은 일임에도 너무 즐겁고, 짧은 일정이 아쉽게 느껴졌다. 서로에 대해 조금 익숙해 졌을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 다음 여행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낯선 사람들이 함께 1300년 전의 신라인들의 숨결을 느끼는 것과 같은 운명적 만남이었다고 생각되었다. 다음 문학기행에서는 또 어떤 만남이 있을까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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