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생겨난 불교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전해졌을 때 특징 중 하나는 불교 경론의 한역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한문 불전은 단순한 개인의 번역에 따른 결과물이 아니었다. 인도와 중국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배경으로 한 불교인들이 각자의 언어를 서로 주고 받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공동의 작업이었다. 


   ‘불교학’ 뿐만 아니라 많은 학문의 과정들이 대개 이러한 공동의 작업을 필요로 한다. 

   특히 불교학과 같은 인문학에서 문헌 자료를 읽어나갈 때 개인의 독해보다 여러 명이 함께 읽고 연구하는 방법은 텍스트 이해에 대한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서로 다른 의견을 교환하면서 문헌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이해를 통해서 기존 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같이 문헌을 읽고 토론할 수 있는 장소가 중요하다.

   이번에 학위논문을 준비하면서 내게도 이렇게 사람들과 같이 연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소’가 문제되었다.

   연구의 주제로 삼은 문헌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관련 전공자들, 대학원생들과 함께 문헌을 같이 읽어가며 연구하기 위한 장소가 없어서 곤란하던 중 중앙도서관 세미나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사실 이전에는 몰랐던 중앙도서관 세미나실의 다양한 장점들을 이번 기회에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같이 공부하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고 보드를 사용하거나 각자 랩탑이나 태블릿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점은 공동 스터디에는 꼭 필요한 점이다.

 

   특히 스터디의 목적에 맞게 인원 수가 다르게 배정되거나, 여러 명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편리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학부생 시절에는 없었던 중앙도서관의 세미나실과 같은 다양한 공동학습 공간이 제43대 도서관장이셨던 계환스님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안내판을 볼 때마다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번 세미나실의 이용을 계기로 좀 더 많은 학우들이 중앙도서관의 학습 공간을 알맞게 활용하여, 각 세미나실의 불이 모두 켜지게 되면 좋을 것 같다.

 

 

                                           혜준스님(일반대학원 불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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