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에서는 ‘우리가 가진 소중한 문화유산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여러 가지 고문헌 자료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다섯 번째 시간으로 우리도서관에 소장된 보물 719호 “원각류해”(圓覺類解)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본교 도서관 소장된 보물 719호 '원각류해'

대승불교의 주요경전 중 하나인 '원각경'의 내용을 8권으로 요약한 책


 

 원각류해는 대승불교의 주요경전 가운데 하나인 ‘원각경’(圓覺經)의 주석서로서 송나라 승려 행정(行霆)이 원각경의 내용을 8권으로 요약하여 쉽게 풀어놓은 책입니다. 본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판본은 원래 중국에서 간행된 책을 고려 말기 무신인 정공권(鄭公權)의 시주에 의해 새롭게 판각 및 간행된 책입니다. 아쉽게도 현전하는 판본이 권3 뿐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간행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시주자인 정공권(1333년∼1382년)의 생몰연도와 관직생활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공민왕에서 우왕 사이에 간행(1351년~1382년)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국대 소장본 ‘원각류해’는 글씨와 목판을 새긴 솜씨가 뛰어나며 인쇄상태도 매우 깨끗합니다. 또한 인쇄에 사용된 저지(楮紙)도 잘 정제되었으며, 표지도 비단을 배접하여 품격 있게 제작된 좋은 판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1986년 9월 경주 기림사 비로자나불 복장전적에서 원각류해(권1-3)가 새로 발견되었습니다. 이 판본은 장정형태가 포배장(고서 표지를 두터운 종이로 감싸는 장정 방법)이며 인쇄에 사용된 종이도 두터운 닥종이[厚楮紙]로 여러 가지 형태서지학적인 특징으로 미루어 고려말( 13~14세기)에 간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남권희 교수(경북대 문헌정보학과)는 기림사 복장전적과 동국대 소장본을 비교 연구하여 두 책의 인출시기를 정공권의 44세인 1376년(禑王 2년)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아래 논문 p.9 참조)

 

 

"국내 알려진 총 2종 밖에 없는 매우 귀한 판본, 본교 권3, 기림사 복장전적 권1-3

본교 소장본은 고려시대 목판인쇄물로 판각과 인쇄 정교"

 

 

 원각류해가 편찬되기까지의 과정을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승불교의 소의경전 중 하나인 원각경은 당나라 승려인 규봉종밀(圭峰宗密, 780~841)에 의해 많은 연구가 이루졌는데 대략 60여권의 원각경 관련 주석서들이 간행 유통되었습니다.

 

 하지만 후대에 이르면서 차츰 명맥이 끊어져 가다가 송나라 때 오흥(吳興) 지방의 심응진(沈應辰)이 종밀의 주소본들을 구해 1179년에 간행하고 서촉(西蜀)의 복암(復庵)에서 강의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뜻의 전달이 어려워 송나라 행정(行霆) 스님이 다시 번잡한 곳을 삭제하고 빠진 곳을 보충하여 편찬하여 그 이름을 ‘類解’라 한 후 판을 새겨 유통시켰습니다. 이 책이 고려에 유입되어 정공권의 시주로 다시 간행되었고, 그 중 일부가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본교 중앙도서관 소장본 원각류해는 고려시대에 간행된 목판인쇄물로 판각과 인쇄가 정교할 뿐 아니라 현재 국내에 알려진 판본이 총 2종 밖에 없는 매우 귀한 판본으로 평가됩니다.

 


[참고자료]


1. <국가기록유산>(
www.memorykorea.go.kr) ‘원각류해’ 해제
2.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원각류해’
3. 남권희, 「13세기 天台宗 관련 高麗佛經 3종의 書誌的 考察」, 『書誌學報』 no.19(1997), pp.3-64.

 

 

정왕근 과장(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Tel.2260-8621, E-Mail : kgt10@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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