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에서는 ‘우리가 가진 소중한 문화유산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여러 가지 고문헌 자료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여섯 번째 시간으로 우리도서관에 소장된 보물 774호 “선종영가집”(禪宗永嘉集)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선종영가집(당나라 영가 현각선사가 선수행에 필요한 것 적은 글) 총 2책 소장중" 

 

 

선종영가집은 당나라 영가 현각선사(永嘉 玄覺禪師)가 선수행(禪修行)에 필요한 것을 적은 글에, 송나라 행정(行靖)이 주를 달고 정원(淨源)이 수정하여 항목별로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선종의 요결서로서 우리나라의 선림(禪林)에서도 많이 이용해왔습니다.

 

 우리대학 소장본 선종영가집은 총 2권 2책으로 세조(世祖)가 구결(口訣)를 달고 신미 등이 한글로 번역하여 간경도감에서 판각하여 간행한 판본입니다. 하지만 상권과 하권의 인출시기가 서로 다릅니다.

 

상권은 1464년(세조 10)에 간경도감에서 판각한 직후 바로 찍은 것으로 인쇄상태가 정교하고 글자의 먹색에 윤이 나며 종이도 상품의 고정지(藁精紙; 볏짚을 섞어 만든 종이)입니다. 반면 하권은 1495년(연산군 1) 성종의 계비인 정현왕후(貞顯王后)가 성종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원각사(圓覺寺)에서 간경도감 목판으로 찍어낸 후인본입니다. 권말에 목활자로 찍은 학조(學祖)의 발문(跋文)이 있는데, 이 목활자는 성종의 명복을 빌기 위해 간행한 모든 경전에 똑같은 내용의 간행기록을 붙이기 위해 정교하게 만든 것으로 인경목활자(印經木活字)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된 선종영가집은 크게 고려시대 간행된 한문본과 조선시대 간경도감에서 국역하여 간행된 언해본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통된 선종영가집 중 간경도감에서 판각하여 간행한 언해본 해당"

 

 

 한문본은 1381년(우왕 7)에 충주 청룡사(靑龍寺)에서 간행된 고려본으로 현재 아단문고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보물 641호] 1998년에 전남 영광 불갑사 복장유물에서도 동일한 판본이 추가로 발견되었습니다. 청룡사에서 간행된 목판은 이 후 약 90년 후인 1472년(성종 3)에 인수대비의 발원으로 200부를 추가로 인출하게 되는데, 이 때 찍은 판본이 현재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보물 제1297호)]


 언해본은 세조(世祖)가 구결(口訣)을 달고 신미 등이 한글로 번역하여 1464년(세조 10)에 간경도감에서 판각하여 간행한 판본으로 현재 2종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중 1종은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본(보물 제774호)으로, 앞서 언급하였듯이 판각 이후 간경도감에서 직접 인쇄한 상권과 약 30년 후인 1495년에 정현대비의 발원으로 원각사에서 인출된 하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교 소장 외 1종은 한글박물관 소장본으로 보존상태 더 양호하고,

사찰판의 모본이 되어 판본학 연구 및 중세국어 연구에 매우 귀중한 사료"

 

 

 또 다른 1종은 한글박물관 소장본(보물 제1163호)으로 동국대학교 소장본 중 권하와 동일본으로 1495년 원각사에서 간행한 판본입니다. 이 책은 권하만 있기 때문에 완질은 아니지만 동국대 소장본보다는 보존상태가 더 양호합니다. 이 책은 후에 사찰판의 모본이 되는 원간본으로 판본학 연구 및 중세국어의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종영가집은 서문(序文), 설의(說義), 본문(本文), 발문(跋文)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문과 설의는 조선 세조 때 승려인 함허당(涵虛堂) 득통(得通)이 지었는데, 설의는 본문 가운데 주석이 미진한 부분에 대하여 다시 자세하게 설명한 내용입니다. 본문은 다시 서의(序意)와 집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실제 본문에 해당하는 것은 집문의 마지막에 해당하며, 십문(十門) 즉 열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도를 사모하는 마음과 자세[慕道志儀]

2. 교만하고 사치하려는 생각을 경계함[戒憍奢意]

3. 삼업을 깨끗하게 닦음[淨修三業]

4. 사마타송(奢摩他頌)

5. 비파사나송(毘頗沙那頌)

6. 우필차송(優畢叉頌)

7. 삼승의 차례[三乘漸次]

8. 사물과 이치를 둘이 아님[事理不二]

9. 벗에게 권하는 편지[勸友人書] 10. 발원문(發願文)

 

 

 선종영가집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선수행의 요체와 과정을 서술하였으며 선종의 입장에서 교종의 이론을 포용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또한 서지학적인 측면에서도 조선 초기 간경도감에서 인쇄한 언해본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1. <국가기록유산>(www.memorykorea.go.kr) ‘선종영가집’ 해제
2.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선종영가집’
3. 최동호·전경욱·이창희 편역, 『禪宗永嘉集』 서울 : 도서출판 세계사, 1996.

 

 

정왕근 과장(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Tel.2260-8621, E-Mail : kgt10@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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