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된 도서관, 우리들의 소감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한결 훤해진 내부공간이 한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보다 넓어지고, 깔끔해진 내부 인테리어는 도서관 이용자들의 발걸음을 잠시 정지시키고 한 번쯤 주위를 둘러보게 만듭니다. 넓어진 통로만큼, 좀 더 넉넉해진 행로.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던 중앙도서관은 슬그머니 낯설어진 모습으로 친밀하게 이용자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파란색과 연두색, 그리고 주황색이 적절히 믹스를 이루고 있는 디자인의 데스크 모습은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의 이미지를 아기자기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에는 멀티미디어실로 들어가는 통로 좌편으로 수많은 pc들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자리엔 근로학생들의 밝은 친절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분리된 대출반납실과 인포메이션 센터는 이용자들에게 전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알맞게끔 탈바꿈하여 이제는 엘리베이터 옆에서 몸을 옹송그려 반납을 할 필요도 없거니와, 엘리베이터를 가리던 바리게이트 자체가 사라져 엘리베이터 앞은 느긋하게 줄을 설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도서관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도 엘리베이터를 찾기가 훨씬 수월해졌으리라 여겨집니다.

   대출반납실 이전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다양하였습니다. “외관이 정말 깔끔하고 예뻐졌다. 무척 보기 좋다(북한학과 13 박OO)”, “로비 PC가 사라지면서 실내 온도가 내려가 한층 쾌적한 환경이 되었다(전기공학 09 허OO)”, “멋지게 바뀐 것 같다. 졸업했지만, 학교에서 등록금이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윤리문화학부 08 김OO)” 같은 의견이 있는 반면, “외관이 깔끔해졌지만 PC가 사라져서 아쉽다(전기공학 09 유OO)”,  “사용할 수 있는 PC와 프린터가 줄어들어서 PC 사용에 곤란이 있다(전기공학 11 박OO)”라는 애로사항 역시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빠른 도서관 이용을 위한 리모델링이 의도와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여전히 멀티미디어실이 있고 도서관 창가 쪽마다 인터넷 PC가 배치되어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도서관의 달라진 점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새로 신설된 북카페일 것입니다. 가운데에 위치한 계단 좌편의 넓은 공간은 전까지만 해도 주로 전시실이나 강연장소로 이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 카페로 거듭난 이 공간은 도서관의 목적에 보다 걸맞게 많은 이용자들이 안락하게 책을 읽으며 쉬어가는 장소로 변하였으며, 이러한 장소의 마련에 대해 학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들렀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겨 편하다(정보통신 11 김OO)”, “북카페 덕분에 도서관이 한층 밝고 상쾌해졌다(윤리문화학부 08 김OO)”, “넉넉한 공간 덕분에 자주 앉아서 쉬어 가게 된다(영어영문 13 이OO)”, “분위기가 참 아늑하다. 북카페를 통해 몰랐던 책들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질 수 있어 좋다.(건축학 10 김OO)” 등이 그러한 의견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림을 활발하게 관람할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는 의견 또한 있었습니다.

   북카페의 벽 한쪽에는 그림들이 일정한 공간 안에서 전시되어 있고, 일렬로 나열된 책장 안에는 금주의 테마도서, 신착도서, 동국대학교 출판부 도서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2칸에 걸쳐 전시되어 있는 테마도서 칸 사이에는 간단한 안내 푯말이 붙어있어서 이용자들이 처음 책을 펼쳐보는 데에 어렵지 않도록 이해를 돕고 있으며, 잠시 꺼내 읽던 책에 마음이 끌릴 경우 곧바로 대출도 가능합니다. 학생들의 편안한 독서가 방해받지 않도록 대형 프로젝트 tv로 잔잔한 클래식 비디오를 틀어주고 있으니 다가오는 가을에 한결 우아한 기분으로 북 카페에서 여유를 즐겨보세요.

   달라진 도서관, 그래서 더 달가워진 도서관, 학생들이 도서관에 보내는 응원과 성원을 통해, 도서관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입니다.

담당 : 중앙도서관 학술정보관리팀 과장 김웅갑, Tel. 2260-3448, E-Mail : ugkim@dongguk.edu

 교수님과 함께 책 읽으러 클럽갑니다! - 이동훈 교수님

 

   지난 6일 오후 6시, 우리 학교 학술관 한 연구실에 학생 열 명이 모였습니다. 『희곡 분석 인문』이라는 책을 나눠 갖고 연극학부 이동훈 교수님을 중심으로 둘러 앉아 있었습니다. 전공분야는 다들 달랐지만, 우리는 하나같이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 전공 강좌를 수강하기는 녹록치 않았고, 그나마 개설된 관련 교양 강좌조차 신청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도서관 홈페이지에 멘토와 함께 하는 독서토론클럽》신청자를 모집 글이 올라왔고, 서둘러 신청한 결과 대상 학생으로 선정되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것입니다.

   이번에 제가 참가하게 된《멘토와 함께 하는 독서토론클럽》은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주최한 독서증진 프로그램 입니다. 멘토와의 독서토론을 통해 지도교수의 지식과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학생들의 상호 토론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력 및 토론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멘토 한 명을 중심으로 독서토론클럽을 결성하고, 이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지도교수가 지정하는 책을 읽고 월 1회 정기적으로 독서토론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현재 각 분야의 전공 교수님을 중심으로 열 개의 독서토론클럽이 개설되었으며, 신청기간을 통해 선발된 백 명의 학생들이 각 클럽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상태입니다. 클럽에 참석한 모든 학생에게 토론 도서가 무상으로 지급되었으며, 도서를 받은 학생들은 다음 달 예정된 첫 토론을 위해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습니다.

   제가 속한 모임의 이동훈 교수님도 말씀하셨듯이, 이 모임은 ‘수업’이 아닌 ‘클럽’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원하는 노래를 듣기 위해 찾아와, 같은 리듬을 타며 바운스로 하나 되는 곳입니다. 전공의 벽을 허물고 하나의 책을 통해 각자의 사고방식을 편안하게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곳입니다. 저는 《멘토와 함께 하는 독서토론클럽》을, 지식에 대한 통섭과 융합이 무엇보다 핵심 가치로 떠오른 최근 트렌드에 매우 적합한 소통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는 각자의 전공과 경험으로 공연예술을 바라 보되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존중함으로써,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힐 수 있는 가치 융합의 독서클럽 문화를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선발된 인원에게만 부여된 한정된 기회인만큼, 더 열심히 읽고, 더 열심히 소통하고, 더 열심히 느끼기 위해 분발할 것입니다. 그 결과가 이롭게 작용하여, 우리 학교 모든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더 많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다음 달 예정된 모임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책 읽으러 가야겠습니다. 《멘토와 함께 하는 독서토론클럽》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 파이팅하세요!

글 / 국어교육과 4학년 박상건

<20대, 꿈꾸라 사랑하라 - 고민정 아나운서>

   지난 9월 26일 목요일 저녁 7시, 문화관 학명세미나실에서 고민정 아나운서의 지식강연이 열렸다. 방송에서만 보던 모습을 직접 보니 실물이 더 예쁘시고 얼굴도 작으셨다.   
   고민정 아나운서는 시인의 아내로 유명한데, 고민정 아나운서의 결혼이야기가 방송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랑에 감동을 받았다.

 

   이번에 출간된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를 쓰게 된 것은 지금까지 살아왔던 길을 정리하여 글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을 통해서 방송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속마음을 보여주고, 어려운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꿈을 찾아 떠나는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아나운서가 되어 높이 올라갈수록 추락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웠고, 막상 되어보니 허무함, 조명이 꺼진 후의 공허함을 어떤 것으로 채워야 하나 이런 것들을 고민하다가 중국으로 훌쩍 떠났다고 한다. 중국으로 가기 전에는 무엇이 내안에 있는지 찾아보고 싶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중국을 다녀오고 나서는 많은 것들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었고, 남편에게 가졌던 불만 같은 것들이 덧없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1시간 반 동안의 강연 중 30분 정도가 지난 후부터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강연이 진행되었다. 

   ‘여러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결혼 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으신가요’라는 질문에는 ‘여러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만나고 있는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목숨을 걸어라’ 라는 솔직한 답변을 해주셨다. 자신은 다시 태어나도 남편과 결혼할 것이라며, 남편을 한결같고 헌신적이며 자신을 이끌어주는 남자라고 하셨다. 자신을 아나운서로 만들어준 사람이라면서 다른 사람들이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을 때도 끝까지 믿어준 유일한 사람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부부란 일심동체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는 각자의 길을 가되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희생과 강요가 아닌 상대방이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인정해주고 믿어주는 관계가 바람직하다’ 하였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1년 동안 죽도록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셨다. 단기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여기서 최선이란 ‘더 이상 이 만큼을 못할 거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 것' 이라고 하였다. 동기부여를 많이 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하였다. 자신이 아나운서 시험에 떨어졌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면서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였다.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이 좋았고, 강연을 듣는 동안 공감되는 부분도 많아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들과 연애를 하고 있는 학생들, 앞으로 배우자를 만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늘 하루가 행복해야 삶이 즐거워진다' 는 말에 공감이 되었고 앞으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글 / 식품공학과 4학년 허나영

외국학생이 바라본 우리 도서관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정보의 숲, 미래의 빛’을 모토로 글로벌 지식사회의 미래가치를 선도할 창의적인 인재 양성과 학문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불교정신을 토대로 이상세계를 구현하고자 하는 건학이념의 실현을 위한 지성의 전당으로서 역할과 의무를 다할 사명을 지닌다“ 라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서관의 사명안에서도 포함하고 있듯이 요즘은 ‘글로벌’한 시대입니다. ‘글로벌, 세계화’라는 단어는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가깝게 보면 우리 동국대학교 안에도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외국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받으며 지내고 있으니 과연 틀린 말이 아닌듯합니다.

그리하여 이번 호에서는 외국학생이 본 우리 중앙도서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웨덴 남부의 룬드라는 곳에 위치한 룬드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Karl Niklas(산업시스템공학과 생산공학전공 석사과정)과 함께 도서관을 함께 둘러보며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학기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고 하는데, 동국대 중앙도서관을 본 첫느낌은 어떠셨나요?
   한눈에 봐도 깨끗하여 새로 지어진 건물 같았고 인테리어도 굉장히 모던했습니다. 스웨덴에 있는 나의 학교 도서관 보다 건물이 아주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도서관이 굉장히 크고 공부할 장소가 많다는 사실이 좋았습니다.

 
그럼, 그동안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느낀 동대 중앙도서관만의의 장점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항상 도움을 구할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습니다. 사서, 근로장학생, 경비원, 청소아주머니 등등... 지난번 도서관 사서들에게 여러 번 말을 질문을 했었는데 다들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특히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누군가를 불러서 통역해주었기에 도서관을 사용하는 데에 언어적 어려움은 별로 없었습니다. 또한 information center에 외국인 전용 안내하는 코너가 있어 도서관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도서관 내에 공부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 언제나 와도 항상 앉을 자리가 있고 사람이 많은 편에 비해 조용하여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 와이파이가 어느 곳에나 다 있다는 점도 저에게는 아주 큰 장점이었습니다. 덕분에 모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핸드폰으로 쉽게 연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젠 단점에 대해 알려주시겠어요?
   다른 외국과 달리 모든 안내판이나 시설물들이 다 한국말인 것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예를 들어 프린터를 사용할 때도 다 한국말로 되어있고, 대부분의 컴퓨터도 한국말 세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건 한국에 살면서 항상 겪는 일이기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노트북 자리가 부족한 것 같아 노트북 전용공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웨덴학교의 도서관과 동국대 도서관 모두 다 경험해 보셨잖아요, 그렇다면 두 대학도서관에 대해서 알려주시겠어요?
   스웨덴의 학교 도서관은 시설이 매우 작아서 도서관 자리를 잡으려면 항상 일찍 가야 하지만 여기는 어디에서나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있었습니다. 이게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또한 우리 학교와는 다르게 휴식 공간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난 여름 방학에 북카페 등을 리모델링 했다고 들었는데 학생들이 편하게 책도 볼 수 있고 쉴 수 있어 참 멋진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곳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서관 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이 있었나요?
   도서관 옥상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그 곳에서 외국학생/교환학생들이 많이 모여서 쉬곤 합니다. 쉬거나 재충전할 때 아주 좋은 공간 같습니다. 그런데 옥상에 사람들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을 때가 있는데 옥상에 테이블과 자리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옥상에 있는 명상 의자도 중앙도서관의 멋진 장소 중 하나로 그곳에서 저도 종종 노래도 듣고 경치를 감상하기도 합니다.
 
Karl Niklas과 함께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중앙도서관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중앙도서관이 보다 세계적인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발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푸통푸통, 마음이 움직이는 여행. 대만!

 

  8월 27일, 개학을 몇 일 앞두고 나는 대만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처음으로 항공권부터 숙박까지 모든 일정을 내가 준비해 엄마와 떠나는 여행이였기 때문에 거의 3달간을 관련 카페에 들락날락하며 준비했다. 허공을 떠다니는 듯 붕 떠 있으면서도 막막한 마음에 대만 여행기를 읽고 가닥을 잡아보자 했던 마음이 이내 이 책을 읽으며 ‘대만은 잔잔한 나라구나’ 란 느낌을 갖게 됐다.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는 첫 번째 해외여행을 대만으로 떠났고, 그 순간들을 잊지 못해 여행 작가로서 방랑의 길을 걷게 된 작가의 여섯 번째 대만 여행기이자 스스로를 다독이는 에세이다. 오랜 병간호 끝에 돌아가시게 된 어머니와의 이별에 다시 살아가고자 떠난 대만은 그에게 인생의 시작점이나 다름없다. 여행 작가로 신발끈을 묶게 했고, 살아갈 힘을 주는 나라. 첫 여행지는 또 하나의 어머니처럼 영혼까지 품어주는 따사로움이 있다.

 

★ 지우펀은 비정성시, 온에어 촬영지이고 센과 치히로의 비밀모티브를 이 곳 풍경에서 따옴

    어딜 가도 이색적인 가로수와 도로의 오토바이 부대가 눈에 띄는 나라인 대만을 작가는 느긋하게 걷고 즐기며 사색한다. 내리꽂는 것 같은 열기와 싸늘할 정도의 에어컨 바람이 공존하는 나라, 낙후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반전 있는 나라인 대만에서 저자는 진짜 삶이란 무엇인지를 느낀다. ‘편안함’을 주는 사람들과 풍경들, 다채롭고 저렴한 음식과 과일, 노곤히 지친 몸을 누일 수 있는 온천까지 작가는 이국에서 자유로움과 평화로움을 함께 느낀다. 나 역시 낯선 땅을 우리나라처럼 누비고 다닐 수 있었던 이유도 열심히 한 준비가 큰 몫을 했지만 친절한 사람들과 편리한 교통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 단수이는 ‘말할 수 없는 비밀’ 영화 촬영지임 

    가깝고도 먼, 여행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만이지만 한 번 갔다 오면 다시금 그리워지는 나라이기도 하다. 여행 끝의 피로함을 느끼면서도 다시 한 번 가고픈 나라, 눈을 감고 생각하면 미소가 떠오르는 나라. ‘푸통푸통 타이완(두근두근 대만)’! 

 

글 / 법학과 1학년 정봄비

(사진출처 : 보물섬 투어, 타이완 관광청)

 

 

상식으로 만나는 불교 - 장미란 교수님

 

    장미란 교수님을 수업시간에만 뵙다가 다른 곳에서 뵙게 되어 기대되었고, 설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토론을 통해 나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어 두렵기도 했다. 또 토론을 마지막으로 한 것도 몇 년 되었고, 내가 결코 토론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굉장히 난감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토론은 에너지에 가득 찬 즐거운 토론이었고, 불교에 대해 알게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토론을 하기 위해 모인 것이었지만 토의를 하게 되었다. ‘불교’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모임이었다. 지정된 책에 국한된 토의를 한 것이 아니라 ‘불교’에 대해 궁금한 점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보는 시간이었다. 그 중 기독교와 불교를 비교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요약하자면 기독교는 일신교이고, 숭배 받는 대상인 야호와는 유일하며 절대적인 존재여서 두 종교 간에 차이점이 생기는 것이었다. 불교는 다신교이고, 본받고 싶어 하는 대상인 붓다는 선각자이다. 불교가 뛰어난 이유는 붓다가 ‘선각자’인 것에 있었다. 불교는 어느 한 곳에 절대적으로 의지할 곳이 존재하지 않아서, 스스로를 수양해야하고,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이는 개인을 주체적으로 만들어준다. 이러한 특징은 불교와 기독교의 확실한 경계선이었다. 불교와 기독교 중 무엇이 더 좋다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존재에 의해 운영되는 종교이기 때문에 불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더 높일 수 있다. 불교는 누구나 될 수 있는 존재들에 의해 운영되는 종교이기 때문에 자신을 수양해야하고, 이러한 특징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체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토의는 특정 종교가 ‘옳다/그르다’의 개념이 아닌 같은 선상에 두고 ‘무엇이 다르다’라는 상대적인 개념을 갖게 해주어서 좋았다. 동국대학교에서만 할 수 있었던 토론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종교라는 것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말은 못하지만 궁금했던 종교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질문은 토론의 힘!

답변으로 이해를 도와주시는 교수님!

  이 토의를 통해 ‘내가 현실에 충실해왔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충분히 자기수양을 해왔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할 운명이었나봐.’라는 자기위안을 삼으며 자기계발에 소홀했던 것 같다. 현실이 아닌 ‘과거에 ~하지 말 것을’하며 후회하느라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제부터는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현실에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 / 전자전기공학부 1학년 오한비

일본과 독일의 역사의식과 역사 교육 - 이원복 교수

 

     지난 5월 23일 오후 7시, 동국대학교 덕암 세미나실에서 ‘먼 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교수의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이 열리던 날이 마침 축제 마지막 날 이었지만, 세미나실은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로 꽉 찼다.
이 교수님의 신간인 ‘먼 나라 이웃나라 에스파냐 편’에 대한 강연 일 것 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날 강연은 <일본과 독일의 역사의식과 역사 교육>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원복 교수는 일본과 독일의 역사의식을 비교함으로써 요즈음 일본의 우익화 경향에 대해 원인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최근 일본의 아베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미국 웰링턴 묘지에 비교해 논란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여전히 위안부에 대해 인정을 하지 않고 있으며, 자위대 이외에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원복 교수는 이런 일본의 경향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이원복 교수는 일본인의 역사의식에서 원인을 찾았다. "일본인의 역사의식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독자생존, 즉 독존입니다." 침략을 무수히 겪었던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국경이 하나도 없는 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침략을 받은 역사가 없고, 이것이 일본인들로 하여금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책임을 지는 것’이 곧 ‘할복자살’을 의미하던 사무라이 문화또한 일본인들의 의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였다. "사무라이 문화에서 책임을 지라는 의미는 할복, 곧 죽음입니다. 그래서 책임을 안지는 문화가 형성되었지요."
   일본인들은 1931년부터 1945년까지의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지 않는다. 군 위안부, 생체 실험등 과거 일본국의 만행을 부정하고, 난징 학살은 난징 사건으로 포장하는 등 이 시기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 특히 왜곡되고 생략된 역사교육을 받은 전후세대들이 현재 일본을 이끌게 되면서,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 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독일의 역사의식은 ’공존’을 지향하고 있다. 과거 나치가 큰 피해를 주었던 폴란드, 프랑스 등의 나라에 반복적으로 사과하고, 영토 영구 포기 조약을 맺고 공동의 역사 교과서를 제작 하는 등, 독일은 과거를 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방식을 택했다. 할아버지 세대가 저지른 일에 대해 왜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르는 일본 젊은이들에 반해, 이런 공존의 역사 교육을 받은 독일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역사적 책임감을 잊지 않는다. 이러한 역사의식이 독일과 주변 국가들이 공존하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원복 교수는 "과연 우리는 제대로 가르치고 있을까요?" 라는 물음을 제시했다.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단일민족이라는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다른 민족과 피가 섞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순혈주의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리틀 싸이 황민우군이 혼혈이라는 이유로 악플에 시달렸던 것 이 그 단적인 예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를 그들의 역사 인식과 교육으로 풀어낸 것이 흥미롭고 또 한편으로는 공감이 많이 가는 강연이었다. 또한, ‘역사에 대한 책임감’ 이라는 주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 또한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책임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 영어통번역학과 3학년 하선진

 

스토리텔링으로서의 책읽기와 서평쓰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읽기,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던 것 같다. 이미 좋아하는 일이기에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았던 걸까.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중이신 조은애선생님과의 멘토링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책에 있는 스토리가 아닌 책을 읽는 우리들의 스토리로 멘토링은 시작하였다.

 

 

언제? 어디서? 어떤 책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책도, 책을 읽는 장소도 모두 제 각각일 것이다. 통학하는 지하철에서 읽는 역사책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는 소설책도 자기가 좋아하는 환경이 만나면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듯 하다. 가끔 카페에서 읽는 책이 즐거울 때가 있다. 나와는 상관없는 소란스러움이 책과 나와의 대화를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까. 독서와의 대화의 장을 여는 장소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 같다.


책을 읽는 즐거움 vs. 책을 읽는 고통
책을 좋아하지만 항상 책을 읽는 것이 즐거울 수만은 없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책을 읽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무엇이든 ‘공부’가 되면 재미가 없어지듯이 독서가 공부가 되는 순간 그 즐거움이 사라지기도 한다. 멘토이신 조은애 선생님께서도 책이 좋고 독서가 좋아서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 공부가 되어버린 독서는 이전의 즐거움을 앗아가 버리곤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독서와 나와의 자학과 저항, 유희 사이의 줄타기는 또다른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괴로움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뿌듯한 성취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괴로움”이라는 감정을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이 나와의 대화에서는 그다지 즐거운 대화를 선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책이 보편적으로 주는 감정을 나와는 공유할 수 없어 생기는 괴로움이 찾아올 때도 있다. 이런 순간에 책에 대한 반발감이 생기고 일반적인 독서에 대한 적개심이 생긴다. 하지만 모든 책은 정답도 없고 완전한 진리가 아니다. 우리가 책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고 기입할 때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책에 빨려 들어가는 감정을 뿌리치는 적극적인 독서는 책과의 대화를 더욱 즐겁게 할 것이다. 싫어하는 사람과의 대화를 무조건 피하기 보다 상대를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다가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독서는 대화이다.
이번 멘토링에서 배운 독서에 대한 나의 정의는 한마디로 “독서는 대화”이다. 누군가의 생각이 반영된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립하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대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그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나의 생각을 정립하여 쓸 때, 이것이 글쓰기가 되고 결론적으로는 서평이 되는 것이다. 적극적인 대화는 긍정적인 발전에 큰 도움이 되듯이 책과 나와의 적극적인 대화는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를 명확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괴로움 마저 즐거움으로 전환시켜 줄 것이다.

                                                                                                              글 / 영어통번역학과 4학년 김아현

류시화의 시는 ‘발명’이 아닌 ‘발견’이다

 

5월 뉴스레터 서평으로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정한 이유는 류시화 시인이 지니는 특이성 때문이다. 사실 류시화 시인은 문단과 언론에서는 인정 받지 못하는 시인이다. 지금 내가 평하려는 이 시집 역시 문단에서는 "저급함도 역겨움도 모르는 외눈박이 독자들에게나 매혹적인 시집"이라 혹평을 받기도 했다. 문단은 대중의 심리에 부응하고 세속적 욕망에 맞춰 쓴 것은 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시는 대중에게 다가가는 글이 아닌 대중이 노력하여 다가가야 하는 장르인데, 류시화 시인의 글은 전자에 속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독자가 바라보는 시인 류시화는 다르다. 류시화의 시집은 십여 년에 걸쳐 수십 번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대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에 당대의 문인 윤동주, 김소월, 한용운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대중의 입맛에 맞아떨어지는 시란 것이다. 나는 대중 위에 군림하여, 대중에게 다가가는 시가 아닌 대중이 다가가야만 하는 시가 문학적 가치를 더 지니는 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운 시는 그 나름의 재미가 있고 대중에게 다가가는 시는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뜻에서 대중에게 다가가는 류시화 시인의 시를 다른 학생들에게 소개하므로 더 많은 사람이 시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며 충분히 공감하고 스스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이 시집을 서평 하게 되었다. 나아가 이 시집을 통해 더욱 다양한 시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생긴다면 무척 기쁠 것 같다.


내가 류시화의 시의 시를 접하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문학 교과서도 아니고 모의고사 지문도 아니었다. 그냥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류시화의 〈속눈썹〉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류시화 시인의 시집을 한 번 읽어 보았다. 그리고 대학에 와서 여러 가지 형태의 문학을 접하며 집에 있던 류시화 시인의 시집을 한 번 더 읽어 보았고 나의 시에 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류시화 시인의 시들은 거의 변하지 않고 같은 시 세계를 유지하고 있다. 필요 이상의 시적 상징이나 은유의 사용으로 말미암은 모호한 느낌을 지양하고 일상언어의 직조와 보통의 구문을 통해 신비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낯익음을 통해 낯섦을 만들어내는 ‘발견’. 류시화의 시는 ‘발명’이 아닌 ‘발견’이다. ‘발견’이 있어야 ‘발명’도 있다. 이러한 시 세계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 수록된 <빈 둥지>, <신비의 꽃을 나는 꺾었다>, <저편 언덕>,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나무는>에서 역시 발견된다. 숲 속 나뭇가지 위의 둥지가 빈 둥지였음과 ‘신비의 꽃’을 꺾는 순간 폐허로 변하는 화원과 맞닥뜨리는 일을 통해 환영(幻影)이 환영(幻影)임을 확인하는 것을 보여주고 그 때문에 무참해진다. 그리고 밖으로 난 ‘그리움의 덧문’을 닫고 슬픔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슬픔을 객관화하는 순간, 슬픔은 슬픔을 벗어난다. 슬픔으로 가서, 그 슬픔을 뚫어지리라 바라보아야 슬픔을 넘어서며 새로운 발견들이 뒤따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밖으로 난 ‘그리움의 덧문’을 닫으면 새로운 발견들이 뒤따른다. 시인의 <소금별>을 보면, 소금 별에 사는 사람들은 소금 별이 녹아버리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 그러나 눈물을 흘릴 수 없다는 절망은 소금별 사람들로 하여금 눈을 깜빡이게 한다. 소금 별이 더 많이 반짝이는 건 그 때문이다. 모두 다 다른 시지만 한 편의 옴니버스식 구성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내가 우연한 기회에 시인의 시를 접했듯 나의 서평을 우연히 접하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류시화 시인의 시를 ‘가벼움’으로 치부하는 치기와 현학적 태도를 접어두고 시 자체를 읽고 더 나 나아가 ‘시’라는 장르에 빠져드는 기쁨이 있다면 굉장히 행복할 것 같다. 

                                                                                                                        글 / 수학과 3학년 정여진

 

           <어떻게 살것인가? - 유시민>


 

“지식소매상, 유시민”

  지난 4월 4일, 유시민 씨가 정치인이 아닌 ‘지식소매상’이라는 이름으로 덕암 세미나실을 찾았다. 이날 현장대기 줄은 2층까지 이어졌고, 세미나실 바닥까지 촘촘하게 채워졌을 만큼 그 열기가 대단했다. 입장이 완료되었을 즈음 유시민 작가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강의 장에 들어섰다. 

“온전한 고독의 존재”

이날 유시민 작가는 ‘나와 세상’, ‘청년과 노년에게 잘 산다는 의미’ 그리고 ‘정치가 우리 삶에서 가지는 의미’라는 큰 틀을 가지고 청중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본적으로 보면 삶은 외로운 거예요. 이 세상에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해주며 존중해 주는, 내가 갖은 고통과 슬픔을 완전하게 대신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무거운 주제를 그는 그렇게 풀어나갔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치명적인 상처를 받지 않고, 온전하게 고독한 존재로 타인과 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힘든 순간이라도 ‘단 몇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고 아껴준다는 것’이 정말 놀라운 축복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인생은 어찌 보면 수많은 가상적 선택지들을 하나씩 소거해가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아직도 꽤 넓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는 “치열한 경쟁으로 던져진 지금, 불안함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이 어떤 선택지를 갖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한다”고 말하며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결정적인 것은, 가치판단의 무게중심을 내면에 두는 것입니다. 사실 이게 굉장히 어려워요. 저는 이런 고민을 할 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걸 하면 죽을 때 무슨 생각이 들까?’”

 

이는 ‘어떻게 살 것인가’란 이야기인 동시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란 물음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앞으로 우리는 ‘현재’와 ‘죽음’이라는 두 사건 사이의 공간을 ‘선택’으로 채워나갈 것이다. 선택의 순간, 그가 말한 ‘눈감는 순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라는 것은 알 수 없겠지만, 훗날 죽음의 순간에 판단을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기에 ‘내면의 소리’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삶의 길이가 아닌, 삶의 밀도입니다.”


“물론 인간은 자기중심적이지만, 이제껏 문명은 공감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으며, 궁극적으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함과 동시에 타인을 배려할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작가는 자기 자신의 본성을 발현하면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며, 이것은 세상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누리는 행복과 결코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살아야 한다.’ 라고 배워온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은 그리 와 닿는 질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유시민 작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청중에게 놓쳐서는 안 될 ‘사색의 시간’을 선물했다. 무언가에 쫓기듯 정신없이 달려가던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서 잠시 ‘머뭇거릴 수 ’있다는 것. 이런 신선한 자극이 있기에 자꾸만 명사의 지식강연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글 / 체육교육과 3학년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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