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중앙도서관 2층 로비에서는 ‘도서관’과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소리가 들려왔었다. 이용자들의 휴식처였던 전시실이 셔터를 닫고 변화를 겪는 중이었는데, 아마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던 다수의 이용자들은 간간이 들려오는 공사소리에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그런 이용자 중 하나였다. 그러나 공사가 끝나고 드러난 The Lounge MASIL의 모습은 그동안의 소음들이 상당히 가치 있는 소음이었음을 깨닫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The Lounge MASIL의 모습은 그동안의 공사 소음이 상당히 가치있게 느껴져"

 


 MASIL이라는 이름은 “Meeting and Self-healing in Library”의 약자라고 한다. 한글로 ‘마실’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공간의 기능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면서, ‘편하게 놀러 다녀오는’ 의미를 지닌 운치 있는 이름이라 생각한다.

 

 

 

 

 이름에 걸맞게 MASIL는 학습과 휴식, 문화 활동이 가능한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테이블 구역에 있는 바퀴 달린 삼각 테이블은 원하는 대로 이어붙이고 떼어낼 수 있어 혼자 공부를 하기도, 여럿이 모여 얘기하기도 좋아보였다. 팀프로젝트를 할 장소가 필요할 때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하게 놀러 다녀오는 MASIL의 의미에 학습, 휴식, 문화 활동이 가능한 공간"

 

 

 가운데의 휴식 공간에는 여러 개의 의자와 1인용 소파베드가 있어 이용자들이 편하게 쉴 수 있었다. 특히 1인용 소파베드는 중앙도서관 내에서 가장 편안한 시설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용해보고 싶었지만 인기가 워낙 좋아 언제 가도 빈자리가 없었다. 학습에 지쳐 휴식이 필요한 사람에게 MASIL은 오아시스 같은 장소처럼 느껴질 것이다.

 

 

 

 

 MASIL의 가장 안쪽에는 미디어콘텐츠를 상영하는 공간이 있었다. 일정표를 보니 매일 다른 테마로 상영이 구성되어 있었는데, 영화나 TED 강연 등 학생들이 좋아할 콘텐츠들이 많았다. 매주 상영일정표를 확인하고 관심이 있는 영상을 보러온다면 학교 내에서 효율적인 문화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인용 소파베드, 미디어콘텐츠 상영공간 외 도서추천 공간이 가장 마음에 들어"

 

 

 우측에 있는 도서 추천 공간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역이었다. 인기도서, 명작세미나, 이슈 콘텐츠별로 추천도서를 비치해둔 공간이었는데, 읽고 싶은 책이 없을 때 가볍게 둘러보기에도 좋았고 이용자들이 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MASIL에 머무르며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MASIL이 도서관의 다른 구역보다 훨씬 동적이고 자유로운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소란스럽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통제된 침묵보다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산만함보다는 잔잔함이 흐르고 있었다. 이용자들이 학습과 문화가 공존하는 MASIL 공간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 주부터 있을 전시전이 시작되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분위기를 더 확실하게 갖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로운 복합문화공간 MASIL은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지식을 공유하는 장"

 


 기존에 있던 IF ZONE, IC ZONE에 더해 The Lounge MASIL이 갖춰진 것은 이용자 편의 증진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이라 본다. 도서관 내에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갖추어가는 것은 우리 도서관이 소유하고 있는 ‘지식’의 범주를 확장시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는 도서만을 ‘지식’이라 보는 게 아니고, 문화·생활·생각의 공유 등이 생산해내는 가치들 또한 ‘지식’의 범주로서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The Lounge MASIL은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넓은 의미의 지식을 공유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

 

 

글 / 박수림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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