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북삼매 기자단이 된 후 첫 활동이었던 <길 위의 인문학> 강의. 인문학과 과학의 결합이라는 주제가 흥미롭고, 미리 신청해 두었던 강의라서 더욱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길 위의 인문학>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사업이다. 2013년에 시작되었으며, 인문학을 통해 국민들의 정서를 치유하고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책과 연계된 체험과 소통의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독서 문화의 창출과 인문학 향유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독서 문화와 인문학을 향유하는 '길 위의 인문학' 강의"

 

 

 참여하는 연령층도 매우 다양하다. 내가 참석한 날에도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강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이 아닌 분들까지 참석했고, 강사님과 이미 친분이 있어 보였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의의 주제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과학을 읽다'로, 포노 사피엔스라는 단어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바로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라고 한다. 내가 바로 포노 사피엔스라고 볼 수 있겠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살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 없이 힘들어하는 세대로 바로 나의 이야기로 연결돼"

 

 

 첫날의 테마는<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과학사>로, 서양 중심의 과학사에 대한 의문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에서 언급되는 과학주의적인 관점을 소개해 주셨고, 당시 사회에서 과학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식민지 시절로 인해 우리나라가 과학적으로 발전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사님께서는 기초 과학에 대한 저변이 넓어져야 한다면서 과학 교육의 문제점을 언급하셨다.

 

 

"서양 중심의 과학사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된 '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과학사'"

 

 

 오늘날까지도 과학 기술은 우리나라에서 근대화·산업화를 위한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가깝게 여길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강의는 두 시간동안 진행되었고,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가졌다. 쉬는 시간에는 학교에서 빵과 물을 나눠줘서 저녁을 때울 수 있었다.

 

 둘째 날의 테마는 <과학의 시선으로 인문학을 통찰하다>였다. 책 '총·균·쇠'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는데 역시나 어려웠다. 사실 이 책은 중학생 때부터 계속 읽으려고 손을 댔지만 한번도 완독하지 못했던 책이다. 학교에서 세미나 시간에 다루었을 때도 참 어려웠다. 둘째 날의 강의에서 한 번 더 다룸으로써 '총·균·쇠'를 꼭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총.균.쇠'에 대한 강의는 어려웠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도덕의 진보를 접해"

 

 

 이 날 강의를 듣고서는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삶을 바꾸는 지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또한 과학 기술의 발전과 도덕의 진보는 함께 가야한다는 것을 한 번 더 인식하게 되었다. 마냥 기술이 발전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지금도 기술의 발전에 비해 사람들의 도덕적 의식은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있고, 이것을 어떻게 개선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다. 발전된 과학기술을 올바르고 적절하게 사용해야만 디스토피아가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과학기술에 대해서 너무 인간중심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정의롭지 않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인간중심적인 태도를 버리기는 어렵지만, 항상 우리가 자연과 공존하고 있으며 상호작용한다는 사실 역시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날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견학을 갔다.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다. 중학생 시절 이후 처음으로 와 본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였고 압도적이었다. 상설 전시관을 관람했는데, 그 중에서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이루어진 문화 유물들을 감상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과학 문화재가 많이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견학으로 세종 과학이 서방, 아랍, 중국 보다 압도적임을 알게 돼"

 

 

 한국의 과학사에서 세종 즉위 시절이 가장 빛나는 시기이며 모든 방면에서 뚜렷한 성취가 있었고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심지어 당시의 수준은 서방은 물론 아랍이나 중국의 기술도 압도할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 이후에 쇠퇴하게 된 것이 매우 아쉽다. 세종은 당시 조선의 지역성을 부각시켜서 중국과 다른 조선을 강조했는데, 이런 독자성이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모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잊어버리게 된 문화재들에 대해서 직접 강사님께 설명을 들으면서 감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가장 맘에 들었던 문화유물은 고려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금속 활자인데, 제작하는 동영상을 보니 더욱 신기했다. 금속활자 같은 경우 한자의 특성으로 인해서 확산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다. 우리도 알파벳처럼 간단했으면 더욱 확산되어서 구텐베르크보다도 뛰어난 명성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인 직지가 한국이 아닌 프랑스에 있다는 사실도 아쉬웠다. 아시아의 작은 국가라 그런지 이렇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례를 볼 때마다 씁쓸하다.

 

 

"고려시대 금속활자, 혼일강리역대국지도, 대동여지도, 측우기 등 문화유물을 접해"

 

 

 지도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때 지리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들인데, 그냥 지리 과목에 국한해서만 생각하다가 강사님께 과학적인 내용으로 설명을 들으니 새로웠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시기에 만들어진 지도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동여지도를 실제로 본 것이 처음이었는데, 전체 사이즈를 감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부임에도 크기가 엄청나서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동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축척을 사용한 것도 얼마나 대동여지도가 세세한 사항을 고려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앙부일구와 자격루, 측우기 등의 유명한 문화유산을 구경했다. 저번에 인터넷을 하다가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측우기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억지 주장을 한다고 들었는데 찾아보니 심지어 학계의 많은 사람들이 측우기 중국 기원설을 믿고 있다고 한다. 명백한 기록이 있는데도 억지 주장을 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고 약한 국력이 한 번 더 아쉽다.

 

 

"과학에 대해 새롭게 알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길 위의 인문학'"

 

 

 사실 볼거리가 많아서 다리가 아프기도 했는데, 정말 긴 시간을 작정하고 구경하면 하루가 모자랄 것 같다.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 많이 감상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나중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서 한 번 더 감상하는 것이 좋겠다. 사일간의 강의를 빠짐없이 들었다면 좋았겠지만 개인 사정상 삼일 밖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도 평소에 관심 없는 영역이었던 과학에 대해서 새로운 것을 알 수 있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서 정말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다른 분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기도 했다.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면 '길 위의 인문학' 행사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길 위의 인문학' 행사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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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문방송학과 3학년 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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