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학생 정대리의 '도서관 이용자분들은 다 멋지고 예뻐요'

 

 

 도서관 근로를 한지 어느덧 4년차. 직장생활이었으면 대리를 달 짬이지만 저는 시급을 받는 알바생이네요. 비록 신분은 미천하나 경험만큼은 풍부하답니다. 오늘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용자분들에게 바라는 점을 기술하려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10가지만 꼭 지켜주시면 몸에서는 책의 향기가 마음에서는 인격의 향기가 풍길 것 같네요! 향기 한 번 맡아보고 싶습니다. 다 같이 10가지 지키고 도서관을 향기로 가득 채워보아요!

 

 

 

 

1. 책은 제자리에 아니면 북트럭에


 책을 찾아본 뒤, 제자리에 꽂아주시면 두말 할 것 없이 감사드리고 북트럭에 놔주셔도 감사드립니다. 다만 아무 서가에 꽂아놔서 오배열을 만들지 말아주세요. 그럼 책이 새 이용자분을 만나지 못해 오랜 기간 방치된답니다. 저희도 수시로 오배열을 보나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요!

 

2. 통화는 밖에서

 

 그 마음 압니다. 통화와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그 마음. 그러나 열람실 이용 중 전화가 오면 밖에서 받아주세요! 제발! 다른 이용자분들의 학업에 방해가 됩니다. 잠깐 신선한 바깥 공기 마신다 생각하고 통화는 밖에서! 신선한 공기가 뇌를 가득 채워 분명 학업 능률도 쑥쑥 올라갈 거에요!

 

3. 대화도 밖에서

 

 이 마음 또한 압니다. 도서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그 반가움. 그러나 반가움의 표시는 열람실 밖에서 해주세요! 아무리 소곤소곤 이야기한다고 해도 다 들려요. 그러니 도서관에서 소곤소곤 이야기하지 말고 밖에서 크게크게 이야기해주세요!

 

4. 책 부탁은 한 번에 5권 이하로

 

 이용자분들의 책을 찾아주는 것 또한 근로학생의 역할 중 하나지요. 그러나 한 번에 5권 이하로 부탁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6권 이상의 책을 찾아드리면 근로학생이 안내데스크를 너무 오랜 시간 비우게 돼요~! 그러면 다른 이용자분들의 문의를 신속히 처리할 수 없게 됩니다. 저희는 최대한 많은 분들을 도와드리고 싶어요!

 

5. 복사는 개인이. 많으면 복사실에

 

 가끔씩 계십니다. 복사를 부탁하시는 분들. 복사는 개인이 하거나 분량이 많다면 복사실에 맡겨주세요! 근로생들이 복사 업무를 도와드리다보면 다른 업무를 못하게 돼요! 부탁드려요! 제발!

 

6. 소등 후에 출몰 금지, 서가 사이에서

 

 이용시간이 종료되면 도서관 전체 소등을 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소등 후에 서가 사이에서 나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쓰윽~ 하고 나오시는데, 무섭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애써 찾은 책은 대출을 할 수 없어요. 소등 후에는 대출 반납기 전원도 다 끄거든요. 그러니 마감방송이 나온다 싶으면 평소보다 2.4배 빠르게 후다닥 책을 찾도록 해요!

 

7. 마감시간 이후 가방을 외롭게 두지 않기

 

 시험기간을 제외하고 평일은 9시까지 주말은 5시까지가 도서관 이용시간입니다. 그러나 이용시간 후에도 개인 짐을 찾으러 오지 않는 분들이 있어요. 마감할 때, 홀로 남겨진 가방 및 물품을 바라보면 기분이 묘합니다. 마치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 같아요. 그러니 이용시간 꼭 기억하시고 마감시간 전에 소지품을 함께 챙겨 나가세요!

 

8. 잊지마세요, 우산

 

 제 개인적인 생각에 도서관 최대 분실품은 우산입니다. 장마 시즌이 끝나고 수거되는 우산만 보면 우산 장사를 하고 싶어질 정도에요. 그러니 개인 우산은 꼭꼭 챙기도록 합시다! 요즘 우산 하나면 한 끼 식사 값이잖아요? 우산 값이 밥값이니 이 귀한 우산을 꼭 챙기도록 합시다!

 

9. 음료수는 밖에서

 

 도서관 규정상 물, 뚜껑 있는 음료수 외에 음료 반입이 금지됩니다. 그러나 가끔씩 계십니다. 출입문 게이트를 어떻게 뚫고 들어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뚜껑 없는 음료수를 마시는 분들이. 그 치밀함에 박수를 치고는 싶으나 규정상 허용할 수가 없어요.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게 규정을 꼭 지키도록 해요!

 

10. 근로학생도 나름 고충이 있습니다.

 

 주변에 이런 말 많습니다. “도서관 근로학생은 ‘꿀’로학생이다, 신의 알바다, 등등...” 그러나 근로학생 또한 나름의 고충이 있습니다. 기본 업무 외에도 직원분들이 시키는 업무를 해야 하고 또 돌발상황이 발생할 때도 있어 이것저것 신경써야할게 많아요. 그러니 도서관 근로학생을 보면 “마냥 편하겠지 라는 생각 대신 돈 버는 일은 다 힘들지” 라는 생각을 가져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이상으로 10가지 수칙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도서관 이용자분들은 다 멋지고 예뻐요

 

 도서관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는 이용자분들을 보면 뭔가 흐뭇해지더라구요. 제가 하지 않는 공부 대신 해주시는 느낌이랄까? 하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습은 땀흘려 운동하는 만큼 멋진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공부하다 힘들 때, 근로학생들이 “나를 멋있게(예쁘게) 보고 있다, 난 혼자가 아니다!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 라는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힘이 날 거에요. 두 배 네 배!! ^^. 이상으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 / 정기열 (경제통상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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