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완질 사진(1010)

 

 

 중앙도서관에서는 ‘우리가 가진 소중한 문화유산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여러 가지 고문헌 자료에 대해 소개하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우리 도서관에 소장된 국보 212호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본교 도서관 소장된 국보 212호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대불정수능엄경’ 혹은 ‘능엄경’으로 약칭되는 이 경전은 밀교부에 속한 경전입니다. 일설에 따르면 인도의 한 왕국에 비밀리에 전해졌는데 왕명으로 인도 밖으로는 전하지 말라하여 당나라 이전에는 다른 나라에 전래되지 않았다고도 하며 혹은 중국에서 후대에 찬술한 위경(僞經)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능엄경은 한국불교의 근본경전 중 하나로, 조선시대 스님의 교육기관인 강원에서 ‘사교과’(四敎科)의 과목으로 채택되어 학습되었습니다. 강원의 학제는 사미과(沙彌科), 사집과(四集科), 사교과(四敎科), 대교과(大敎科)의 4단계로 되어 있는데, 사교과는 지금으로 치면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전의 주요 내용은 불성(佛性)이 모든 개인에게 내재되어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여래의 지극한 견해를 얻어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 경전은 부처님의 말씀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득하여야 한다는 것을 기본사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스님들이 수련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경전입니다.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능엄경’은 세조 때 설치한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국역하여 인출한 10권10책의 완질본으로 완질이 갖춰진 국내 유일본입니다.

 

 

 

 

[사진 2] 권수제(卷首題)

 

 조선은 전 왕조인 고려의 숭불정책의 폐단을 비판하며 성리학이라는 새로운 이념 위에 세워진 나라입니다. 그런데 개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것도 왕실에서 불경만을 전문적으로 간행하고 번역하기 위한 ‘간경도감’이 설치된 것은 세조로서는 크나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간경도감이 설치된 후 최초로 간행한 한글 국역본이 바로 ‘능엄경(언해)’인데, 간경도감 설치 후 최초로 간행된 국역서라는 의미 외에도 판본학적으도 판각이 정교할 뿐 아니라 편찬 체제와 글씨를 대자, 중자, 소자로 구분하여 쓰는 방법은 뒤에 간행되는 국역판의 길잡이가 되는 등 국어사적으로도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능엄경(언해)’가 언제 어떤 경로로 우리 도서관에 소장되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1462년(세조 8년)에 간행된 원본이 완질로 갖추어 있는 것은 우리대학 도서관 뿐입니다. 이 책은 일찍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84년 5월 30일에 국보 212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는 중앙도서관 3층 귀중본실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1462년 간행 '능엄경(언해)' 완질 원본을 소장하는 유일한 도서관으로

중앙도서관 3층 귀중본실 보관

 

 

 또한 연구자들을 위해 원문이미지는 문화재청에서 운영하는 ‘국가기록유산’ (memorykorea.go.kr)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중앙도서관 소장되어 있는 ‘능엄경(언해)’는 거의 모든 페이지에 셀로판테이프가 붙어 있어 수리가 시급한 형편입니다. 현재 중앙도서관에서는 문화재청에 문화재 보수 신청을 의뢰해 놓은 해 상태이며 하루빨리 이물질들을 제거하여 국보가 원형을 되찾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자료]


1. <국가기록유산>(www.memorykorea.go.kr) ‘능엄경 언해’ 해제
2.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능엄경’

 

 

정왕근 과장(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Tel.2260-8621, E-Mail : kgt10@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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