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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3. 21:52

 

 

   학교 홈페이지에서 이 강연회에 대한 공지사항을 보았을 때, 주제가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진화학을 학문적으로만 접근했었지 이를 남녀의 연애이야기에 접목시킬 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제 연애마저도 공부를 해야 잘 할 수 있는 건가 생각되어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연애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연애가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진화심리학이라는 학문까지 도입해서 분석을 하게 되었을까. 또한 설사 이론적으로 성공적인 연애 매뉴얼을 만들고, 거기에 맞춰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지켜서 연애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것이 과연 행복한 연애라고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강연에 참석해보고 싶었다. 교수님께서 이러한 참신한 주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지 그리고 그 이유가 타당한 것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혹시나 이 강연회의 도움으로 솔로부대를 전역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아주 없지는 않았고 말이다.

   

 
   교수님께서는 강연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결국 이야기하고자 하시는 것은 인간의 진화 과정이 연애에 있어서 남녀 태도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그 차이는 우리들 대부분에게도 적용되어 결코 쉽게 그 차이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의 경우 작업을 건다는 ‘대쉬’는 남자의 몫이고, 고백을 하는 것도 남자의 몫이다. 또 쉽게 보일까봐 마음에도 없는 거절을 하는 행위, 혹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대방을 애타게 하거나 팅기는 행위 등은 여자에게서 잘 보이는 행동이다. 남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답답할 노릇이지만, 인간의 진화적 관점에서는 이러한 점이 여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손을 최대한 퍼트리기 위해 이성들에게 적극적인 반면, 여성은 그렇지 않다. 여성은 한번 임신을 하게 되면 9개월이나 넘는 기간 동안 자손을 가질 수 없는데 만약 좀 덜 떨어진 자손을 한번 갖게 되면 그 기간 동안 우수한 자손을 갖지 못하게 된다. 여성은 이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고심하여 좋은 남자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난 남녀의 차이에 대한 교수님의 말씀 중에 위 내용이 다른 어떤 것보다 깊게 와 닿았다. 왜냐하면 이 차이에 늘 불만을 가지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논리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에 소개받거나 새로 알게 된 여자애들 몇몇은 일부러 답문을 늦게 보냈는데 그때마다 정이 뚝뚝 떨어져 나갔다. 도대체 왜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그런 식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했을까. 답문을 바로 보낸다고 쉽게 보거나 가치가 낮다고 생각하지 않을 텐데. 하지만 진화적 관점으로 보면 그건 어쩌면 본능적으로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인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러한 행동이 싫다는 건 여전하지만 강연을 듣고 난 후로는 참을 인(忍)을 몇 번 더 쓸 여유는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강연을 들으면서 교수님께서 참 많은 연구를 하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논리적으로 진화적 관점에서 남녀의 연애를 설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강연에서는 이성에게 빠르고 쉽게 호감을 사는 방법이라든가 화려한 연애기술 같은 것보다 남녀의 진화적 과정을 바탕으로 연애에 있어서 나타나게 된 남녀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진화심리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진화심리학을 통해 근본적인 남녀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의 방식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갖으려는 노력은 어떻게 봤을 때 가장 훌륭한 연애방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자극적이고 단발적이며 가벼운 사랑이 만연하는 요즈음 같은 연애에 대해서 말이다. 뿐만 아니라 남녀의 연애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대인 관계에 있어서도 진화심리학은 분명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 강연을 듣지 못한 사람들도 이성에 관해 이해하기 위해 한번쯤 이 교수님의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듯 하다.

 

글 / 생명과학과 3학년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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