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으로서의 책읽기와 서평쓰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읽기,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던 것 같다. 이미 좋아하는 일이기에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았던 걸까.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중이신 조은애선생님과의 멘토링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책에 있는 스토리가 아닌 책을 읽는 우리들의 스토리로 멘토링은 시작하였다.

 

 

언제? 어디서? 어떤 책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책도, 책을 읽는 장소도 모두 제 각각일 것이다. 통학하는 지하철에서 읽는 역사책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는 소설책도 자기가 좋아하는 환경이 만나면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듯 하다. 가끔 카페에서 읽는 책이 즐거울 때가 있다. 나와는 상관없는 소란스러움이 책과 나와의 대화를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까. 독서와의 대화의 장을 여는 장소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 같다.


책을 읽는 즐거움 vs. 책을 읽는 고통
책을 좋아하지만 항상 책을 읽는 것이 즐거울 수만은 없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책을 읽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무엇이든 ‘공부’가 되면 재미가 없어지듯이 독서가 공부가 되는 순간 그 즐거움이 사라지기도 한다. 멘토이신 조은애 선생님께서도 책이 좋고 독서가 좋아서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 공부가 되어버린 독서는 이전의 즐거움을 앗아가 버리곤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독서와 나와의 자학과 저항, 유희 사이의 줄타기는 또다른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괴로움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뿌듯한 성취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괴로움”이라는 감정을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이 나와의 대화에서는 그다지 즐거운 대화를 선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책이 보편적으로 주는 감정을 나와는 공유할 수 없어 생기는 괴로움이 찾아올 때도 있다. 이런 순간에 책에 대한 반발감이 생기고 일반적인 독서에 대한 적개심이 생긴다. 하지만 모든 책은 정답도 없고 완전한 진리가 아니다. 우리가 책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고 기입할 때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책에 빨려 들어가는 감정을 뿌리치는 적극적인 독서는 책과의 대화를 더욱 즐겁게 할 것이다. 싫어하는 사람과의 대화를 무조건 피하기 보다 상대를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다가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독서는 대화이다.
이번 멘토링에서 배운 독서에 대한 나의 정의는 한마디로 “독서는 대화”이다. 누군가의 생각이 반영된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립하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대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그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나의 생각을 정립하여 쓸 때, 이것이 글쓰기가 되고 결론적으로는 서평이 되는 것이다. 적극적인 대화는 긍정적인 발전에 큰 도움이 되듯이 책과 나와의 적극적인 대화는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를 명확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괴로움 마저 즐거움으로 전환시켜 줄 것이다.

                                                                                                              글 / 영어통번역학과 4학년 김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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