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것인가? - 유시민>


 

“지식소매상, 유시민”

  지난 4월 4일, 유시민 씨가 정치인이 아닌 ‘지식소매상’이라는 이름으로 덕암 세미나실을 찾았다. 이날 현장대기 줄은 2층까지 이어졌고, 세미나실 바닥까지 촘촘하게 채워졌을 만큼 그 열기가 대단했다. 입장이 완료되었을 즈음 유시민 작가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강의 장에 들어섰다. 

“온전한 고독의 존재”

이날 유시민 작가는 ‘나와 세상’, ‘청년과 노년에게 잘 산다는 의미’ 그리고 ‘정치가 우리 삶에서 가지는 의미’라는 큰 틀을 가지고 청중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본적으로 보면 삶은 외로운 거예요. 이 세상에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해주며 존중해 주는, 내가 갖은 고통과 슬픔을 완전하게 대신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무거운 주제를 그는 그렇게 풀어나갔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치명적인 상처를 받지 않고, 온전하게 고독한 존재로 타인과 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힘든 순간이라도 ‘단 몇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고 아껴준다는 것’이 정말 놀라운 축복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인생은 어찌 보면 수많은 가상적 선택지들을 하나씩 소거해가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아직도 꽤 넓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는 “치열한 경쟁으로 던져진 지금, 불안함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이 어떤 선택지를 갖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한다”고 말하며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결정적인 것은, 가치판단의 무게중심을 내면에 두는 것입니다. 사실 이게 굉장히 어려워요. 저는 이런 고민을 할 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걸 하면 죽을 때 무슨 생각이 들까?’”

 

이는 ‘어떻게 살 것인가’란 이야기인 동시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란 물음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앞으로 우리는 ‘현재’와 ‘죽음’이라는 두 사건 사이의 공간을 ‘선택’으로 채워나갈 것이다. 선택의 순간, 그가 말한 ‘눈감는 순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라는 것은 알 수 없겠지만, 훗날 죽음의 순간에 판단을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기에 ‘내면의 소리’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삶의 길이가 아닌, 삶의 밀도입니다.”


“물론 인간은 자기중심적이지만, 이제껏 문명은 공감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으며, 궁극적으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함과 동시에 타인을 배려할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작가는 자기 자신의 본성을 발현하면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며, 이것은 세상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누리는 행복과 결코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살아야 한다.’ 라고 배워온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은 그리 와 닿는 질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유시민 작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청중에게 놓쳐서는 안 될 ‘사색의 시간’을 선물했다. 무언가에 쫓기듯 정신없이 달려가던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서 잠시 ‘머뭇거릴 수 ’있다는 것. 이런 신선한 자극이 있기에 자꾸만 명사의 지식강연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글 / 체육교육과 3학년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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